Complex Fantasy


“환상이야기는 겹핍으로부터 출발한다”
“우리가 직면하는 서사는 죽음을 모르는 죽음이 존재하는 이야기이다”

모든 이야기는 결핍으로부터 출발한다. 동화, 설화, 신화, 모험담 등 우리가 ‘이야기’라고 하는 것은 온전하지 않은 것을 채워가는 과정이다.
온전하지 않은 ‘나’라는 주인공이 결핍을 해소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자아를 찾아나가는 이야기들은 마치 연금술과 같아서 주인공의 돌은 물리적인 혹은 정신적인 금이 된다.
이러한 과정의 이야기, 곧 ‘서사’에서 금은 다시 돌로 순환하지 않는다.
실재의 이야기는 금이 곧 돌도 아니요, 죽음이 되는 것이다.
(그 죽음은 절벽을 앞에 두고도 희망에 찬 어릿광대처럼 죽음이라는 것조차도 알 수가 없다) 즉, 우리가 직면하는 서사에는 죽음이 있다. 정확히는 죽음이 있으나, 죽음 이후에도 죽음이 없다.
죽음을 모르는 죽음이 있는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내가 살아있는 서사가 된다는 것은 죽음을 모르고 살아가며 끊임없이 죽음을 상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