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cturama : Valentin's Ax


녹투라마 : 발렌틴의 도끼

나의 작업은 드로잉과 콜라주를 중심으로 제작된다. 콜라주에 사용하는 사진들은 1, 2차 세계대전 시기의 흑백 사진 아카이브들이다. 전쟁의 비극적 이미지와 당대의 광고 이미지가 충돌하는 이 아카이브는, 인간사의 무상함을 넘어 그 무상함에 저항하는 인간의 힘을 질문하게 한다. 사진 속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고 드로잉을 더해서 현실과 환영의 경계를 허무는 ‘비선형적 콜라주'는 세상과 삶을 은유하는 연극적인 무대가 되고, 인간의 욕망과 카타르시스가 공존하는 공간이 된다.
2025년 인천미술 올해의 작가(청년)에 선정되어 인천아트플랫폼에서 개최한 개인전 <녹투라마 : 발렌틴의 도끼>는 그간의 작품 세계를 펼쳐낸 전시였다. '녹투라마(Nocturama)'는 야행성 동물들의 눈이 빛나는 어두운 동물원을 뜻하며, '발렌틴의 도끼'는 독일 희극배우 칼 발렌틴이 자신의 무대를 도끼로 부수며 실험 연극의 선구자가 된 일화에서 가져온 것이다. 콜라주 작품에 등장하는 글씨는 울라브 하우게와 라이너 쿤체 등 연로한 시인들이 죽음을 앞두고 지난 삶을 노래하는 시에서 발췌한 것들이다. 전시의 제목은 미지의 아름다움과 혼란이 공존하는 무대에 던져져,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징한다.
나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이야기는 ‘최초의 인간’에 대한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과거를 쉽게 망각하고 ‘존재론적 고아’와 같은 위기에 처한다고 생각한다. 작품은 이 척박한 현실을 딛고 미래로 나아가려 했던 ‘최초의 인간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담아낸 것이다. 작품 속에서, 과거를 넘어서는 인간의 의지를 함께 상상해 주시길 바란다.


(작가노트 中)